한약 처방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정확한 '용량(Dosage)'입니다. 동일한 약재라도 용량에 따라 작용 기전이 완전히 달라지거나, 한순간에 맹독성 약재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임상 현장과 보드 시험(CAB)을 불문하고 가장 철저하게 암기해야 하는 부분입니다.
임상 효능을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, 처방 빈도가 높은 필수 본초들을 용량별 구간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.
1. 극미량 및 미량 투여군 (1g ~ 3g 이하)
이 구간에 속하는 약재들은 대개 향이 강한 방향화습약(芳香化濕藥), 개규약(開竅藥), 또는 귀한 보양약(補陽藥)들로, 성질이 강렬하거나 고가이기 때문에 소량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냅니다. 과량 복용 시 정기(正氣)를 상하거나 부작용을 유발하기 쉽습니다.
1 ~ 1.5g: 침향 (Aquilariae Lignum Resinatum)
임상 포인트: 기를 내리고 통증을 멎게 하며 신장의 섭납 작용을 돕습니다. 전탕(탕약으로 끓임)하기보다는 미세한 가루 형태로 환제나 산제로 직접 복용할 때 유효 성분 소실이 적습니다.
1 ~ 2g: 녹용 (Cervi Cornu Pantotrichum)
임상 포인트: 대보원양(大補元陽)하는 대표적인 보양약입니다. 탕제에 직접 넣고 오래 끓이면 유효 성분이 파괴되므로, 대개 따로 미세하게 갈아서 처방 마지막에 타서 먹거나(충복), 약을 다 달인 후 즙을 내어 섞어 복용합니다.
1 ~ 3g: 정향 (Syzygii Flos)
임상 포인트: 비위를 따뜻하게 하여 구토를 멈추게 하는 요약입니다. 방향성 정유 성분이 핵심이므로 장시간 끓이지 않고 후하(後下)하거나 소량 투여가 원칙입니다.
2. 소량~중량 투여군 (1.5g ~ 6g 이하)
효능이 뚜렷하여 신중한 가감이 필요한 약재들입니다. 온리약(溫裏藥)이나 통락약(通絡藥)이 많이 분포해 있습니다.
1.5 ~ 4.5g: 노회, 육계, 오수유
노회 (Aloë): 사하작용과 살충작용이 강하므로 소량으로 시작하여 조절합니다.
육계 (Cinnamomi Cortex): 하초의 원양을 보하고 명문화를 돕는 약재로, 정유 성분 보존을 위해 주로 후하(後下)하거나 소량 투여합니다.
오수유 (Evodiae Fructus): 간한(肝寒)으로 인한 두통과 구토를 치료하나, 열성과 조성이 강해 진액을 말릴 수 있으므로 4.5g 이내로 제한합니다.
2 ~ 5g: 단향 (Santalum Album)
임상 포인트: 행기온중(行氣溫中)하여 가슴과 배의 통증을 다스립니다. 역시 방향성이 강해 과량 투여를 금합니다.
3 ~ 6g: 목통 (Akebiae Caulis)
임상 포인트: 청열이수(淸熱利水)하며 통경 작용을 하나, 이수 작용이 강하므로 상한선인 6g을 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.
3. 표준 투여군 (3g ~ 9g)
가장 보편적인 본초의 기본 투여 용량대입니다. 한 처방 내에서 군약(君藥) 또는 신약(臣藥)으로 쓰일 때 완만하면서도 확실한 효능을 나타냅니다.
3 ~ 9g: 고삼, 홍화, 인삼
고삼 (Sophorae Radix): 습열을 끄고 살충하나, 맛이 몹시 쓰고 차서 위장을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9g 이내로 씁니다.
인삼 (Ginseng Radix): 대보원기(大補元氣)하는 요약으로, 일반적인 보익 처방에서는 3~9g을 기준으로 삼으며 극도의 허탈 상태(독삼탕 등)가 아닐 때는 이 범위를 유지합니다.
홍화 (Carthami Flos):※ 아래 특수 가감 용량 참조
6 ~ 9g: 위령선 (Clematidis Radix): 풍습을 제거하고 경락을 통하게 하여 관절통에 빈용되나, 기운을 발산시키는 성질이 있어 장복 시 정기를 상하므로 9g 선을 지킵니다.
4. 중량~대량 투여군 (6g ~ 30g)
상대적으로 약성이 완만하거나, 약재 자체의 무게가 무겁고 진액을 보충하는 보익약, 혹은 식적을 삭히는 소도약들이 많이 포함됩니다. 체내 체류 시간을 늘리거나 물리적인 추출량이 많아야 효과를 보는 구간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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